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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알아두면 좋을 이야기

중국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시선과 의견.

by NAWE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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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위입니다.

 

오랜만에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에다가 글을 남기는 것 같네요.

어떤 글을 적어볼까? 하다가 충국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남겨보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써보게 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 6, 7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게임에 대한 제 생각은 '그래도 국내보단 한 수 아래 퀄리티'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넘어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도탑전기나, 마스터탱커와 같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하나같이 와우의 캐릭터를 리터칭 한 듯한 캐릭터를 보며 자체 IP가 부족하고, 단순히 '점점 강해지는 기분'만 들게 하는 게임성으로 승부를 본다고 여겼던 것 같아요.

 

워크래프트, WOW의 캐릭터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해서 저작권 고소를 당하기도 했었죠.

물론, 점'점 강해지는 기분이 들게 하는 것' 은 그 자체로도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수많은 반복 테스트로 완성된 밸런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요.

 

당시의 중국 게임들이 대체로 그런 모양세였던 것 같아요.

아주 많은 난이도, 아주 많은 성장 단계, 아주 많은 성장 요소... 게임을 시작하고 1시간 정도가 지나면 100레벨이 훌쩍 넘어있는, 그런데도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한 그런 모양새가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때문에 제 생각으론 중국 게임들에서 배울만한 점은 단지 그것 뿐이라 생각을 했었고, 제 머릿속에 박힌 고루한 인식은 한동안 바뀌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개발력뿐만 아니라,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결코 국내를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다.라는...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 혹은 자만심 같은 것일 수 있겠네요. 

 

네. 미호요의 붕괴 3rd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던 것 같아요.

여러모로 놀라운 게임이 아닐 수 없는 게임이죠.

누가 봐도 입이 딱 벌어질만한 퀄리티의 게임이 뚝 하고 나타났습니다.

당연히 일본 게임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웬걸, 그동안 은연중에 무시하고 있었던 중국의 개발사에서 나온 게임이었습니다.

 

붕괴3rd는 지금까지 있었던 중국 게임들과 그 궤를 달리하면서 나타난 독보적인 존재였고, 저를 비롯한 수많은 국내 개발자들이 놀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

미호요의 신작인 원신 또한 그런 게임입니다. 두말 하면 입... 아니, 손 아프죠!

이런 좋은 게임들도 있어주면서 저는 중국 게임을 향한 제 시각을 점차 수정하게 됩니다.

국내 개발사보다도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회사도 많다. 이제는 국내 개발자들이 중국 게임을 보고 배워야 하겠다.라고 말입니다.

 

사실 그런 이야기들도 많이 들었거든요. 중국에서는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너무 좋아서 (!) 고급 인력들이 게임업계로 몰린다던가, 부족한 개발력을 채우기 위해 국내의 개발자들을 영입한 뒤 기술을 충분히 얻어내면 버린다더라 하는 이야기들 말이죠.

저는 기획자라서 그런지, 그런 제안을 실제로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오퍼를 받았다고 해도 중국어를 할 줄 모르니 어차피 갈 수도 없었겠다 싶기도 해요. 헤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역시 중국은 중국일 수 밖에 없지요.

대륙의 위상이란 것은 저런 훌륭한 게임들도 나올 수 있는 바탕이겠지만, 그보다 더 쓰레기 같은(?!) 게임들도 훨씬 많은 법이거든요.


몇몇 안좋은 중국 게임사들은 한동안 지적 재산권 무단 도용을 하거나, 과장 / 선정 광고 송출, 그리고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무시 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들을 많이 자행했었습니다.

 

지적 재산권 무단 도용의 일은 위에 잠깐 언급한 WOW의 것도 있겠지만, 국내 게임사의 피해 규모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르, 크로스 파이어, 던전 앤 파이터, 로스트 아크, 검은 사막, 배틀그라운드......

과장 / 선정 광고나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무시하는 사례 같은 건 따로 말할 필요도 없는 거겠죠.

 

그중에서도 유독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은 '먹튀'라고 부르는 행위인데, 이건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줘버리는 행위였어요. 어떤 거냐면, 게임을 서비스하다가 환불 공지도 없이 서비스를 급! 종료해버리는 거였거든요.

그 놀라운 일을 이 게임이 해냅니다.

많은 사람들도 이미 아시는 일이겠지만, 저 게임은 2020년 2월 1일에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서비스 종료 공지는 그 해 1월 3일에 올라왔지요. (링크 : cafe.naver.com/abysskr/3338)

국내 서비스되는 게임들은 공정위에서 정한 '모바일 게임 표준 약관'을 따르는데, 거기에는 서비스 종료 시에는 최소 30일 전까지는 공지가 되어야 하며, 중단 일자와 사유, 보상 조건을 명시해야 하는 게 있는데......

 

저 게임의 서비스사인 투조이게임은 국내에 지사가 없어서 그런 걸 따르지 않아도 되었던 모양이에요.

놀라운 점은, 환불 대신 자사의 다른 게임으로 이전할 경우 소정의 보상을 준다는 그런 마케팅을 했었다는 점이죠.

대단한 똥배짱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의미로 부럽네요.


그리고 작년 말, 인터넷을 한번 들썩인 사건이 하나 또 터지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샤이닝 니키 한복 사태'가 바로 그것이죠.

 

샤이닝 니키는 그 사태로 인해 게임을 런칭한 지 일주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너무 유명하지만, 혹시 모르는 분들도 있을까 디스 이즈 게임의 기사를 링크로 남겨둡니다.

 

“중국 모욕 한계 넘었다” 샤이닝니키, 일주일만에 서비스 종료 선언

페이퍼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샤이닝니키>가 이른바 ‘한복’ 의상 논란이 일어나고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서비스 종료 공지를 내놨다. [참고기사] 글로벌 시대 중국 게임사들의 족쇄는 중국 유

www.thisisgame.com

최근에는 중국 게임사의 대표가 갓을 두고 중국 명나라 왕조의 모자라고 설명을 붙이는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참 다양한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동북공정...과 관련된 일들이 유독 눈에 잘 띄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지금은 어느정도 풀렸다곤 하지만 판호 건도 그렇고, 한한령도 그렇고, 위에 언급했던 저런 사태들도 보다 보면 중국에 대한 시선이 곱게 그려지지 않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배울 건 배워야죠.

중국의 개발 시스템은 실제로 국내에서도 많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충분한 휴식과 높은 대우와 정확한 프로세스. 게임에서의 재미라는 것이 공식화될 수 있는 지금 시대에서는 몇몇 키플레이어의 인사이트만 가지고서는 대형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기는 불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국내 개발사들도 몇몇의 성공 공식만 뒤따르며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게임만 만들기보다는,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재미를 발굴해내어 멋진 게임으로 완성시키길 기대해봅니다.

 

저 또한 게임 기획자로써 열심히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겠네요. 헤헤.

 

 

세상을 놀래킬만한 그런 멋진 국내 게임이 다시 탄생하는 그 날을 기다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가급적이면 제가 그런 게임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인센티브도 많이 받고 싶은데. 흑.

 

어쨌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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