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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알아두면 좋을 이야기

게임 기획자는 꼼꼼해야 합니다.

by NAWE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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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위입니다.

게임 기획자를 지망하는 분들이나, 신입 게임 기획자 분들을 위한 이야기를 남겨두는 것도 어쩌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카테고리를 만들었어요.

 

근래 들어 회사일이 바쁜 관계로 제가 마이너리티 아레나에 손을 못 대고 있는지라 이렇게라도 이 블로그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해 볼까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 리뷰만 올리는 블로그가 되면 안 되니까요. 조금 민망하네요. 헤헤.


꼼꼼하면 꼼꼼할 수록 좋아요. 그런데, 얼마나?

'게임 기획자는 꼼꼼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인데...

사실, 꼼꼼함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하든 간에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 들어요.

 

개발자이든, 아티스트든, QA든 꼼꼼함이란 것은 있을수록 좋은 것이죠.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문제가 덜 생기게 할 수 있는 능력이니까요.

QA는 더욱 그런 역량이 중요해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테스트로 프로그램의 숨겨진 문제점까지 찾아내야 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여기서는 게임 기획자의 꼼꼼함이란 어떤 것이며, 어떻게 그런 꼼꼼함을 챙길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논리적인 꼼꼼함

기획자는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개발을 하다 보면 이런 일들이 많이 생기게 되죠. 상황을 한번 만들어 볼게요.

근접해서 적을 공격하는 무기 아이템을 하나 기획하여 추가하였습니다.
휘두르면 피격 대상자를 '중독' 상태로 만들어 도트 피해를 입히는 무기예요. 일정 시간 동안 고정적인 피해를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무기로 기획하였다고 칩시다.
그런데, 앞선 개발에서 '중독'이라는 상태 이상은 근처에 2초 이상 다른 캐릭터가 근접해 있을 경우 '전염'이 된다는 속성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 무기는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나에게도 독이 전염되어 피해를 입히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가 버그로 올라왔고, 기획자는 고민 끝에 '중독 - 2'라는 상태를 만들었어요. 전염되지 않는 속성을 지닌 또 다른 상태 이상을 말이죠.

그랬더니,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중독'과 '중독 - 2'가 동시에 걸릴 수 있나? 동시에 걸릴 수 있다면, 어떻게 표현되는가?
'중독'이 걸린 상태에서 '중독 - 2'가 걸리면 어떻게 되는가?
반대로, '중독 - 2'가 걸린 상태에서 '중독'이 걸리면 어떻게 되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저런 무기는 기획하지 않는다.'가 방법 같긴 하네요.

 

이렇듯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의 해결 방법을 선택하고, 그 내용과 연관된 다른 요소들을 떠올리며 추가적인 문제 - 사이드 이펙트가 없을지를 체크하는 것 또한 기획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논리적인 꼼꼼함은 역시, 기획자의 필수 사항인 것 같아요.

 

 

2. 기획 문서의 꼼꼼함

1인 개발자들도 여럿 있지만, 게임 회사에 입사하여 기획 일을 한다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에, 어느 정도의 꼼꼼함은 있어야 할 거예요.

위의 언급했듯, 논리적인 허점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니까요, 문서 자체에도 논리적인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해요.

 

문서의 앞 페이지에서 'A = C 이다.'라는 내용과 'B = C 이다.'라는 내용을 설명했는데, 갑자기 뒷 페이지에서 'C와 A는 같을 수 없다.' 와 같은 말이 튀어나오면 누가 봐도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그런 일이 많습니다.

공통된 규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런 때마다 보통 '예외 상황'같은 말을 붙이며 설명하는데... 그런 '예외 상황'은 되도록 없는 것이 좋죠. '예외'라는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예외는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을 때에만 있어야 하는 것이에요.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것은 기획자에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일 것입니다.

만일, 위에서 말한 저런 논리적인 오류나 예외 상황이라는 명시 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허점 투성이의 기획서를 보며 실 작업자가 작업을 진행하면 그만큼 수많은 개발상의 문제가 있을 것이고, 그보다 더 많은 버그가 발생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기획 문서의 꼼꼼함은 필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3. 데이터의 꼼꼼함

기획자로 일하다 보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엑셀' 문서를 다루게 됩니다.

아주 많은 데이터가 입력된 커다란 표를 눈 앞에 두면, 어떻게 이 값들을 다 채우나... 하는 막막함이 들어요.

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피로해지네요.

실제, 라이브를 하다 보면 이런 데이터의 숫자 하나를 잘못 넣어서 큰 난리가 나는 상황도 곧잘 일어납니다.

10,000원짜리 상품의 가격을 1,000으로 넣어버린다던가 하는 일 말이죠.

 

보통 다수의 데이터를 밀어 넣음에 있어서는 엑셀의 수식을 곧잘 활용하죠.

그래서 엑셀을 잘 다루는 것은 기획자에게 꼭 필요한 역량 중 하나입니다.

Index - Match를 자유자재로 다룬다거나, 그게 어렵다면 아무리 못해도 vlookup 정도의 함수는 자유롭게 다룰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엑셀 데이터를 제대로 만들기 위한 꼼꼼함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에요.

실제 라이브 중인 게임의 데이터를 만지는 것이라면, 내가 잘못 넣은 데이터 하나를 찾아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그 잘못 넣은 데이터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최악의 상황으로는 서버 롤백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는 회사에 손실을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빠른 퇴사를 원한다면 어쩌면 시도해볼 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 기획자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인 '꼼꼼함'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다음에 또 기획자가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를 찾게 되거든 이렇게 다뤄보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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