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위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지는 내용이오니, 못 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앞 내용을 먼저 보고 오시는 게 좋겠어요!
다음 이야기, 시작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우리는 게임의 이야기란 무엇인지와, 이야기를 잘 경험시키는 것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게임 시나리오 기획'의 정의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단계인, '경험을 구현하는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요! (두둥!)
경험을 구현하는 기획
이전 단계에서 '게임의 시나리오는 이래야 한다!'라는 식의 장광설을 많이도 늘어놓았습니다.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 위주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 이야기할 '경험을 구현하는 기획'에서는, 다른 것들보다 '구현' 자체에 방점을 둘까 합니다.
어떻게 기획을 해야 '구현'이 되고, '구현'된 것을 유저가 플레이를 통해 '경험'하게 될 지에 대한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당장 이해하기는 어려울 지 몰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짚어나가보면 의외로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어디까지나 '기획'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코딩을 하고 서버를 설계하고 캐릭터 원화와 3D모델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 등은 기획이 할 수 없는 일이죠.
기획자가 할 일이란, 그런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분들에게 '뭘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를 알려주는 일일 겁니다.
'알려준다.'
그것은 기획의 본질과 가장 맞닿은 것입니다.
어떤 정보든 간에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여러가지 수단을 사용하죠.
가장 대표적으로는 '말'과 '글'인데, 사실, 그게 전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보다는 아무래도 '말'로 전달하는 쪽이 훨씬 더 정확할 겁니다. 서로의 눈을 보면서 말 뿐만 아니라 어투, 표정, 행동,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까지 충분히 동원하며 전달하는 정보란, 단순히 '글'로만 전달받는 정보량보다 압도적일테니까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의 기획자(=저)는 분신술을 마스터했다거나, 환영 같은 것을 만들어내는 초능력자도 아닙니다.
절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달라붙어서 1대 1로 대화를 할 수가 없는 것이죠.
간단히 예를 들어볼께요.
A원화가는 오늘 오전에 오크 몬스터 원화를 그리기로 했고, B개발자는 같은 시점에 제가 발견 / 보고한 버그를 고칠 예정입니다. 동시에 오늘 오후까지 저는 완성된 신규 캐릭터의 기능 점검을 완료하기로 했죠.
그런데 당장 10분 뒤에는 보통 2시간 가량 걸리는 정기 업데이트 회의(사장님 주관)가 예정되어 있어요.
너무 극단적인 상황 설정같나요?
결코 아닙니다.
실제 회사에서 너무 일상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이런 일상을 보내기 위해서 기획자는 기획서를 씁니다.
기획서를 쓰기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죠.
그 문서를 볼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써야 합니다. 그래야 기획서가 의미있어지는 것입니다.
A원화가가 작업할 오크 몬스터의 설정 기획서는 원화가 입장에서 알아보기 좋게 작성되어야 하는 것이고...
B개발자가 수정할 버그는 게임 내에서 어떤 행동을 하였을 때 나타나며(재현 경로),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모습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작성되어야 하는 것이죠.
...사장님이 주관하는 회의는 뭐 참석해야죠. 어쩌겠어요 (으아아)
그렇습니다.
지금 저는 회사에서 기획서가 필요한 이유를 이제껏 설명한 거예요.
과거, 이 블로그에 저는 직접 만든 설정 기획서를 올려두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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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쯤 되면 궁금해질 겁니다.
'경험을 구현하는 기획'을 말하다 말고 갑자기 기획서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 까닭이 말이죠.
그 이유란, 바로 기획서의 '속성'때문입니다.
위에 제가 했던 말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바로 이것입니다.
"기획서는 문서를 볼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쓰여져야 의미가 있다."
저것이 바로 기획서의 중요한 속성입니다.
저걸 다르게 해석하자면, '기획서는 누구나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것이죠. (?!)
원화가, 모델러, 애니메이터, 클라이언트 개발자와 서버 개발자가 서로 나눠져 있듯이 업무의 형태나 종류에 따라 기획서란 아주 잘게 쪼개져서 작성되는 것이고, 그렇게 기획서를 바탕으로 제작되고 완성된 조각들을 가지고 누군가는 하나로 조립하여 완성품. 즉, '재미'란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맞아요.
경험을 구현한다는 건, 말 그대로 조각되어 완성된 부품을 하나로 조립해서 게임스럽게 만들어내는 일 그 자체입니다.
기획자의 다양한 직무 중에는 그 역할을 수행하는 직무 또한 존재하죠.
바로 '레벨 디자인'입니다.
레벨 디자인
게임 시나리오 기획에 대해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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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 '게임 시나리오 기획에 대해서' 시리즈를 시작하며 제가 말했죠.
방명록에 보면 레벨 디자인에 대해서도 궁금하다는 말이 있었는데, 레벨 디자인을 말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요.
그 시간이 이제 된 것 같네요.
경험을 구현하는 기획이란, 바로 레벨 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나무위키에서 '레벨 디자인'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정의를 볼 수 있습니다.
레벨 디자인이란 위의 정리처럼 게임 속 캐릭터가 활동하는 공간(환경)을 구성하고 몬스터를 배치, 각종 전투 상황을 만들고 동선을 정리하는 등의 일이라고 보통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도 맞습니다. 절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레벨 디자인 포트폴리오 같은 것들을 봐도, 배경 설정 내용과 전투 공간에 대한 설명, 각 전투 지역의 몬스터 배치, 전투 상황과 각종 기믹, 의도 등을 설계한 내용들이 대다수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게임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역할로써의 레벨 디자인을 말하려는 것이다 보니, 좀 더 레벨 디자인의 범위를 확장시켜보려 합니다.
레벨 디자인 안에는 게임 스토리, 시나리오를 전달시키는 디자인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이죠.
직전 포스팅에서 저는 '이야기를 잘 경험시키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예시를 들었었죠.
특정 지역에서만 달라지는 대기의 색깔.
푸르른 초원 위에 매말라 죽은 고목.
만년설 위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
저 예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다 '레벨 디자인' . 그 중에서도 '환경(배경) 디자인'의 요소라는 점이죠.
적절한 환경 요소의 배치로 자연스러운 질문을 유도해내는 기술이란, 어디까지나 레벨 디자인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게임 시나리오적인 측면에서도 '유도된 질문'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답'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니, 레벨 디자인은 게임 시나리오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정리 : 게임 시나리오 기획
긴 이야기를 정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네요.
게임 시나리오 기획의 정의를 다시 가져와보겠습니다.
게임의 이야기를 어떻게 경험토록 할 지를 계획하고, 그것이 구현되도록 돕는 행위.
여기서 말하는 '게임의 이야기'란, 게임의 특징을 부각시킬 수 있는 수단이자 재미 요소인 것이고.
'이야기를 경험시는 것'이란 게임의 각 요소들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이 잘 드러날 수 있게 구성하는 것이라 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것이 구현되도록 돕는 것'은 기획서를 잘 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레벨 디자인'을 통해 조립해 내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어요.
모두 합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게임 시나리오 기획이란?
게임의 특징을 부각시키는 수단으로써의 이야기를, 게임 내 요소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배치하여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
이렇게 게임 시나리오 기획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며 포스팅을 이어와 보았습니다.
더불어 레벨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제 글을 봐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고, 또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에 또 재미있는 소재가 생기면(게임 기획에 대한 걸로요!), 다시 인사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그럼, 이후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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