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 기획/마이너리티 아레나

게임 기획자가 하는 일이요? 그냥, 온갖 걸 다 하는 겁니다.

by NAWE 2020. 7. 12.
반응형

안녕하세요. 나위입니다.

첫인사로 '게임 기획자란?'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했었죠?

 

자문자답의 형식이었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게임 기획'에 대한 나름의 철학(개똥)을 조심스레 담았었습니다. 

 

게임 기획자요? 게임을 기획하는 사람이죠.

안녕하세요. 나위입니다. 게임 기획 카테고리의 첫 글을 작성하는 기념적인 순간이네요. 처음이니만큼, 이 카테고리에서 다루게 될 '게임 기획'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한번 짚고 넘어가 보려 해�

gamedesignernawe.tistory.com

 

그럼, 이번에는 게임 기획자가 하는 일에 대해 말해볼까 싶어요.

앞선 글에서 '게임 기획'이란 이것이다.라고 말했었죠.

 

"게임을 어떻게 만들지를 계획하고, 그것이 구현되게끔 돕는 일련의 행위"

 

그렇습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게임 기획은 누군가를 돕는 것입니다.

1인 개발을 하는 분이라면 그 '누군가'는 자기 자신이 되겠군요.

 

 

자, 당신은 이제 게임 기획자입니다.

 

누구를 어떻게 도와줄 건가요?

 


 

 

굶어 죽어가는 사람에겐 명품백보단 식빵 한 조각이 더 가치 있는 것이겠죠.

도와주려면 제대로 도와줘야지, 별 쓸모도 없는 것을 줘놓고 '난 도움을 줬네.'라고 말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고, 얼마나 적절한 도움을 주는가가 곧 기획자로써 실력이 될 겁니다.

 

 

도움을 줄 사람을 찾아 고개를 돌려보죠.

저기,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좋을지 고민하는 PD가 보입니다. 그와 대화를 나눠볼까요?

 

 

"회사 입장에서 돈이 되는 게임을 만들어야 겠는데."

 

 

그렇군요. 캐시카우가 될만한 게임을 만들고 싶나 봅니다.

좋은 접근이죠. 하지만 이 정도 정보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회사에서 제안하는 개발 환경의 스펙을 알아봐야겠는데요.

 

우선, 개발 기간과 인원을 물어볼까요?

 

 

"출시까지 1년. 개발 인원은 5명 내외. 10명은 넘길 수 없어."

 

 

개발 기간이 출시까지 1년이라, 꽤나 빠듯하네요. 머릿속으로 일정을 러프하게 계산해 봅니다.

 

 

  • 폴리싱 + QA 및 출시 준비 기간 - 2달.
  • 베타 버전 빌드 - 4달.
  • 알파 버전 빌드 - 3달.
  • 프로토 버전 빌드 - 2달.
  • 인원 세팅 / 개발 준비 - 1달.

 

대충 계산한 내용입니다. 실제로는 더 걸릴지, 덜 걸릴지 알 수는 없지요.

시간적인 여유는 없어 보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만들 게임은

 

 

  1.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모델을 재해석한 게임.
  2. 단순 캐주얼 게임.
  3. 회사에서 이미 제작된 리소스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게임.

위 3가지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AAA급 MMORPG 게임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기간도 짧고, 인원도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개발 기간 1년 + 최대 10명의 개발 인원이란 말이죠.

제 솔직한 느낌으로는, 회사에서도 신규 프로젝트에 별로 많이 투자하고 싶진 않은 것 같습니다. '어디 한번 보자.' 정도의 느낌이지 싶어요.

 

하지만 PD의 생각은 달라 보입니다. 동아줄을 잡은 느낌이겠죠. 이 신입 PD는 어떻게든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어필해야만 할 겁니다.

소위 '대박' 게임을 만들어 내서 자기 위치를 공고히 세울 계획인 것 같네요. 훌륭한 야심입니다. 따뜻한 눈으로 그의 미래를 응원해 주고 싶어요. 물론, 응원만 해 주고 싶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저는 그의 배를 타버린 일등 항해사입니다. 그리고 이 배는 출항조차 하지 않았죠. 별 수 없습니다. 더러운 운명을 탓하며 그의 배가 '제대로' 항해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을 줘야만 하겠군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제안을 합니다.

3가지의 선택 방향이 있겠으며, 마땅히 떠오르는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이죠.

 

 

이제 PD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이 선택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요. 앞으로의 모든 일들이 지금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잠시 시간이 걸립니다. 그의 선택을 기다리는 동안 입사 첫날, 미리 적어놨던 사직서를 떠올려 봅니다. 언제든 꺼낼 수 있게 서랍 제일 윗 칸에 고이 넣어 뒀었죠. 어쩌면 그걸 꺼내는 날이 오늘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시장에서 먹히는 게임으로 가자. 안정적으로."

 

 

다행입니다. 아직은 이직할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이제, 제안서를 몇 개 준비한 뒤 보여드리겠다 말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시장조사를 해 볼 차례입니다.

 

 

 

 

<다음에 계속>

반응형

댓글